순일선원/순일스님저서

삼매 - 제10장 전체자와 부분자의 관계

순일자재 2013. 2. 15.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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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불교의 삼법인(三法印)을 한번 이야기 해본다.<초기원음경전(빠알리 니까야)에는 '삼특상'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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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행무상(諸行無常)<제행비상-모든 형성된 것은 항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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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그대로 해석 한다면 “모든 다니는 것들은 항상 하지 아니한다”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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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行)자를 해석하기 나름이다. 의지적 형성력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즉 “모든 의지 있는 것들은 항상 하지 아니한다”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혹은 갈 행으로 보았을 때는 모든 가는 것들 즉 움직이는 것들이 된다. '다닌다, 간다, 의지 있다' 셋을 모두 보았을 때 공통점은 '움직이는 것'들로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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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것들은 모두 의지가 있는 것이다. 사람보다 자유의지(생각)가 적다고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움직임이라는 것 자체가 정보이다. 정보 없이는 이차원 운동도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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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란 의지(意志)의 기본단위이다. 즉, 행을 어찌 해석하든 움직임이라고 보면 무방할 것이다. 그러므로 해석은 '모든 움직이는 것들은 또는 모든 가는 것들은, 항상 하지 아니한다' 늘 변한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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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개고(一體皆苦)<제행개고-모든 형성된 것들은 괴로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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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의 모든 것들은 모두 고통이라는 이야기다. 그러할 수밖에 없는 것이, 생주이멸 또는 생노병사하는 색(色)의 모습이 “나”라고, 결정된 실체라고 여기는 한 고통일 수밖에 없다.

그 “나”는 무상(無常)<비상>하므로, 늘 변하여 필경 죽을 것이기 때문이다. 즉 변하는 모든 것들은 늘 불만족이며 종국에 죽음이라는 것에 이르게 되면 괴로움이 된다. 개아는 이러하여 모두 두려움이 있다. 두려움은 억압이다. 구속이며 한계이며 조건이다. 그러하므로 늘 본디의 자유와 평화를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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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무아(諸法無我)<제법비아-모든 법은 자아(실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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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모든 현상(이세상과 저세상의 통칭), 사물, 사람, 마음 따질 것 없이 그 모두에 '나' 라는 것은 없다' 이다. 즉 개체적인 것들 모두, 지금의 보이는 모습 그대로가 '나'라고 믿는데 그것은 '참나'<궁극, 실체, 반야>가 아니라는 이야기가 성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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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보여 지는 겉모습(色)은 부분적이며 한계적이며 구속적이며 생노병사한다. 그 모습이 참나가 아니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한 겉모습의 본성인 공 즉, 한계 없으며 자유이며 불생불멸의 본래마음이 참나 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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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지금 보여 지는 모습들을 '나'라고 여기지 아니 할 때에 열반적정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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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반적정(涅槃寂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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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마음이 드러난다. 촛불이 꺼지듯이, 생각의 번뇌가, 생각이 나라고 믿던 모든 것이 꺼져버리니, 본디의 불생불멸이며 고요하며 맑은 마음이 드러난다는 이야기다. 상락아정(常樂我淨)이라는 이야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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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의 아(我)는 개아(個我)의 아(我)가 아니며, 참나(眞我)의 아(我)일 것이다. 붓다가 태어나자마자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을 외치셨다고 한다. 그리고는 오랜 세월 수행을 통하여 성불하시고 나서 하신 말씀이 무아(無我)<비아-오온은 실체가 아니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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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태어나시자마자 “하늘아래의 세계와 하늘위의 세계”를 통 털어서 유아독존이라고 하신 것이다. 즉, 홀로만 있다, 홀로가 전체라고 이야기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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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마음의 전체자가 되었다는 뜻일 것이며, 그러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개아를 버리는 길 즉, 무아<비아>로 가야만이 개아가 사라지고 유아독존인 본래마음의 전체자만 드러난다고 이야기 하신 것이다. 유아독존의 아(我)는 참나 이며 바로 상락아정의 아(我)와 같은 뜻일 것이다.

무상(無常)<비상-항상하지 않는다>을 벗어 나면 상(常)이 된다.
고(苦)를 벗어 나면 락(樂)이 된다.
무아<비아>를 벗어 나면 아(我)가 된다.
열반적정은 말 그대로 정(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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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상락아정이 성립하게 된다. 허나 이러하여서 항상 행복하고 고요한 참나가 되었다고 말해서는 곤란하겠다. 이유가 무상, 고, 무아<비상, 고, 비아>를 지나다 보면 상락아정 하여지긴 한다. 허나 저러한 상락아정이 항상 하지 아니한다. 락은 다시 고로 돌아선다. 그러므로 종래에 상락아정마저 모두 놓아버리고 중도로써 열반적정에 들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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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하였을 때 무상, 고, 무아<비상, 고, 비아>도 아니며, 그러하다고 상락아정도 아니게 된다. 그것이 이름 할 수가 없으니 하는 수 없이 이름 하기를 '상락아정'이라고 부를 수 있겠다. 또는 열반적정이라고 할 수가 있을 듯 하다.


(다음에 계속....)

 

*본 저서 [삼매]는 순일스님께서 초기원음경전을 뵙기 전의 글로 초기경전의 부처님 말씀과 약간의 차이가 있음. <>안은 옮긴이의 설명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