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문을 듣고 원음경전을 읽는 모임을 하다가 점점 부처님과 법과 승가의 거룩함에 대한 믿음이 강해지다 보니 얼마 전부터 저절로 절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전에는 많은 선사들이 행한 것처럼 걸림이 없이 부처님상을 쪼개서 모닥불을 때고, 법당 앞에 오줌을 싸고,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 등 그런 마음과 태도가 멋있어 보여서 은근히 절하기를 피하며 얽매이지 말아야지 했습니다.
그런데 원음경전에서 선사들과 비교할 수 없는 그 위대한 양면해탈하신 존자들께서도 모두 부처님께 최상의 경배를 드리는 내용을 읽으며 잘못되었다고 여겼습니다.
더욱이 법문과 원음경전의 내용이 조금씩 이치적으로 이해가 되고 몸으로 체험되면서 정말로 모든 괴로움을 끝낼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오니까 그 거~룩하심을 어떻게 감당하지 못하겠는데 절을 하면 좀 감당이 될 것 같았습니다.
예전에 기공을 하는 것처럼 108배를 했던 적이 있었는데 운동적인 요소만 강하고, 3배를 해 보았는데 뭔가 약한 것 같아서 부처님께 3배, 법에 3배, 승가에 3배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때가 마침 사띠 수행에 재미가 붙던 때라서 사띠를 챙겨서 9배를 천천히 하였습니다.
각 3배를 하기 전에 먼저 1회만 경전의 각 정형구를 떠올려서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부처님--‘그분 세존께서는 아라한(應供)이시며, 완전히 깨달으신 분(正遍覺)이시며, 명지와 실천을 구족한 분(明行足)이시며, 피안으로 잘 가신 분(善逝)이시며, 세간을 잘 알고 계신 분(世間解)이시며, 가장 높은 분(無上師)이시며, 사람을 잘 길들이는 분(調御丈夫)이시며, 하늘과 인간의 스승(天人師)이시며, 깨달은 분(佛)이시며, 세존(世尊)이시다’라고 부처님께 흔들림 없는 청정한 믿음을 지닌다.
법--‘법은 세존에 의해 잘 설해졌고, 스스로 보아 알 수 있고, 시간이 걸리지 않고, 와서 보라는 것이고, 향상으로 인도하고, 지자들이 각자 알아야 하는 것이다.’라고 법에 흔들림 없는 청정한 믿음을 지닌다.
승가--‘세존의 제자들의 승가는 잘 도를 닦고, 바르게 도를 닦고, 참되게 도를 닦고, 합당하게 도를 닦으니, 곧 네 쌍의 인간들이요 여덟 단계에 있는 사람들이시다. 이러한 세존의 제자들의 승가는 공양받아 마땅하고, 선사받아 마땅하고, 보시받아 마땅하고 합장받아 마땅하며, 세상의 위없는 복밭이시다.’라고 승가에 흔들림 없는 청정한 믿음을 지닌다.
이렇게 절을 하는데 약 30분 정도가 걸리더군요.
각 처음에는 정형구를 되새긴 후에는 사띠를 챙겨서 몸의 움직임을 하나하나 지켜보면서 절을 합니다.
방법을 좀 구체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절을 하면서는 ‘부처님(법, 승가)께 경배 올립니다.’라고 의념합니다.
절을 한 상태에서 양손바닥을 뒤집어 위로 향하게 하면 몸과 마음이 열리는 느낌이 오는데 이것을 잘 이용하기 위해 ‘부처님 앞에 오온을 열고 해체합니다.’라고 의념합니다.
이쯤 되면 내부가 비워지는 느낌과 가슴, 등에 화~한 열리는 느낌이 옵니다.
그런 다음에 ‘거룩하신 부처님(법, 승가)을 높이 섬기겠습니다.’라고 의념하면서 손을 들어 올려 접족례를 합니다.
이쯤 되면 환희가 있고 희열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절을 해 갈수록 점점 강해지는데 경행이나 호흡처럼 사띠 수행만을 할 때보다 빨리됩니다.
연기법에서 믿음을 조건으로 환희가 생기고 다시 희열로, 행복으로 변화해 가는 것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없을 때의 수행으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송년회 때도 잠을 2~3시간 밖에 못 잤지만 아침에 절만 하고서 희열과 행복이 회복되어 동학사계곡을 삼매를 경험하며 경행할 수 있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절을 하고 얀트라를 보면 그냥 얀트라만 보는 것보다 총 수행시간을 비교해 보아도 더 쉽게 희열이 생기고 증장됩니다.
어쩌다 상태가 좋아 희열과 행복감이 너무 커서 힘을 쓸 수가 없으면 눈을 뜨기가 힘들기 때문에 그냥 그 자리에 눌러 붙어서 ‘희열(행복)을 경험하면서 들이쉬리라, 내쉬리라.’하고 호흡을 보기도 합니다.
위대한 비구니를 읽고 필이 온 상태에서 이렇게 하고는 몇 시간동안 말과 행동을 하기 어려워 고생(?)도 했답니다.
많은 도반님들이 사정상 부처님의 성지를 직접 가지 못한 아쉬움은 많겠지만 이렇게 집에서 절하기를 한다면,
믿음과 환희도 키우고, 사띠도 키우고, 삼매에 해당하는 희열과 행복도 키우는 계기 중의 하나가 될 것 같습니다.
아직 들쑥날쑥인 저를 위해 좋은 절하기 방법을 많이 아시는 도반님들은 공유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아!!! 그 거룩하신 부처님과 법과 승가에 경배드리고 귀의합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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