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불교경전/석가모니부처님

나는 멈추었다. 앙굴리말라여, 너도 멈추어라.

순일자재 2013. 1. 8. 22:15

 

8. 흉적 앙굴리말라는 칼과 방패를 잡고 활과 화살을 메고 세존을 뒤쪽으로 바싹 쫓아왔다. 그 때 세존께서는 초월적인 힘을 행사하여 흉적 앙굴리말라는 온 힘을 다해 달려도 보통 걸음으로 걷고 있는 세존을 따라 잡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흉적 앙굴리말라는 이와 같이 생각했다.

[앙굴리말라]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참으로 이전에 없었던 일이다. 나는 일찍이 질주하는 코끼리를 따라 잡을 수 있었다. 나는 일찍이 질주하는 말을 따라 잡을 수 있었다. 나는 일찍이 질주하는 수레를 따라 잡을 수 있었다. 그런데 나는 온 힘으로 달려도 보통 걸음으로 걷고 있는 이 수행자를 따라잡을 수 없다.’

 

9. 그는 멈추어서 세존께 이와 같이 말씀드렸다.

[앙굴리말라] “수행자여, 멈추어라. 수행자여, 멈추어라.”

[세존] “앙굴리말라여, 나는 멈추었다. 너도 멈추어라.”

그러자 흉적 앙굴리말라는 이와 같이 생각했다.

[앙굴리말라] ‘이 수행자는 싸끼야 족의 아들로 진실을 말하고 진실을 주장하는 자이다. 그런데 이 수행자는 자신은 걸으면서 나는 멈추었다. 앙굴리말라여, 너도 멈추어라.’라고 말한다. 내가 이 수행자에게 그것에 대하여 물어보면 어떨까?’

 

10. 그래서 앙굴리말라는 세존께 시로서 이와 같이 물었다.

[앙굴리말라]

수행자여, 그대는 가면서 나는 멈추었다.’고 말하고

멈춘 나에게 그대는 멈추어라.’라고 말한다.

수행자여, 나는 그대에게 그 의미를 묻는다.

어찌하여 그대는 멈추었고 나는 멈추지 않았는가?”

 

11. [세존]

앙굴리말라여, 나는 언제나

일체의 뭇삶에 폭력을 멈추고 있다.

그러나 그대는 살아있는 생명에 자제함이 없다.

그러므로 나는 멈추었고 그대는 멈추지 않았다.”

 

12. [앙굴리말라]

! 드디어 위대한 선인으로 이 수행자가

나를 위해 이 커다란 숲에 나타나셨네.

나에게 진리를 가르쳐준 그대의 시를 듣고

나는 참으로 영원히 악함을 버렸습니다.”

 

13. [송출자]

이와 같이 해서 흉적 앙굴리말라는 칼과 흉기를

깊이 갈라진 틈의 구덩이에 던져 버리고

흉적은 바르게 잘 가신 님의 두 발에 예경하니

거기서 그는 출가를 요청했네.

 

부처님은 참으로 자비로운 위대한 선인

신들과 사람들의 스승이네.

이 때 오라! 수행승이여.’라고 말씀하시니

그는 수행승이 되어 있었다네.

 

(이하생략)

 

 

맛지마 니까야 [왕의 품] 86. 앙굴리말라의 경[Aṅgulimālasutta]